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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연구 총서 제1권 펴내
관리자 김슬기 작성일 2018.03.06 조회수 115 T 트위터 F 페이스북 인쇄

학술  경계에서 평화를 다시 보다

 

경계관점으로 분단해석탈분단 방안 제시

국내·외 학자 논문 10편 수록 새 통일 패러다임 모색

분단-통일 이분법적 통일담론 지양 다양한 경계 허물기 제안

 

출범 3년을 맞은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원장 최완규, 신한대 석좌교수, 이하 연구원)이 연구 총서 제1경계에서 평화를 다시 보다를 발간했다. 이 책은 경계연구라는 관점에서 분단을 해석하고 탈 분단 방안을 제시한 책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공통적으로 인식해온 분단, 통일, 안보 등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경계, 경계 넘기. 평화 등의 새로운 이론으로 탈분단의 길을 개척한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연구원은 그동안 세 차례의 국제학술회의와 세 차례의 국내학술회의를 개최하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하여 특히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수록 논문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 10편이다.



최완규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신한대 석좌교수)

 

세계에는 많은 경계(border)와 경계지역(borderland)들이 존재하고 경계와 경계지역은 나(우리나라)와 남(다른 나라)을 명확하게 구분해 주는 역할을 해 왔다. 국가 간의 경계는 주로 전쟁에 의해서 끊임없이 재 획정(재 영토화)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이러한 이유로 경계는 폐쇄와 대립 및 갈등 현상과 동일시되어 왔으며 국가안보의 최전선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면서도 국가와 지역에 따라서는 경계의 상대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소통하고 관계하고 융합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경계지역의 양쪽 공간(접촉지대)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새로운 접촉문화도 만들어 내고 있다. 반대로 또 다른 지역에서는 오히려 개방되었던 경계가 폐쇄되어 이동과 소통이 차단되고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연구원은 바로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를 탈 분단경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반도의 통일문제는 남과 북 모두에서 자신의 체제와 이념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평화적 흡수통일론 중심으로 다루어져 온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상대방의 타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평화적으로 흡수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이러한 통일론은 허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흡수통일론은 통일은커녕 남북한 간의 불신과 긴장, 갈등과 대립만을 고조시키면서 전쟁을 자초할 수도 있다.

 

따라서 탈 분단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성취한다는 뜻보다는 분단체제가 지속됨으로써 감수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모순들, 예를 들면 국가중심의 안보만능주의로 인한 기본적 인권과 사상의 자유 제한, 상시적인 긴장과 갈등 및 전쟁 위험으로 인한 고통, 한반도 주변 당사국들의 간섭과 이들에 대한 의존으로 인한 국가자주권의 제한, 과도한 군사비 지출로 인한 경제발전 제약 등을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단일국가 방식의 통일을 지향하기보다는 남북한 모두 타자와의 관계에서 나와 타자를 적대를 기준으로 구분하지 않는 평화공존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탈 분단체제의 정립은 남북한 경계의 상징인 휴전선을 어떻게 재인식하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반세기가 훨씬 넘는 세월 동안 휴전선은 세계에서 가장 대립적이며 폐쇄된 경계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남과 북 모두 상대방을 자신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으로 간주한다. 모든 사안을 국가안보 제일주의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는 현실은 긴장과 갈등, 전쟁 위험을 확대하는 안보 딜레마에 빠지게 하고 있다. 지난 70여 년 간 남북관계사가 안보제일주의 때문에 오히려 안보가 계속 위협받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안보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결국 고착화된 전통적 안보 패러다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상대방을 늘 자신을 위협하는 절대적 타자로만 간주하지 말고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어야 한다.

 

마이클 딜론(Michael Dillon)은 안보는 불안정하고 불공평하고 폭력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근대의 정치적 퇴행에서 벗어나 새롭고 보다 평화로운 정치적 사고를 모색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새로운 프로젝트의 하나가 경계 넘기(cross-bordering), 경계 재 획정 하기(re-bordering), 나아가 경계 지우기(de-bordering)가 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경계 중의 하나인 휴전선의 경우 극복하거나 제거해야 할 경계로만 보지 말고 정상국가 간의 국경선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휴전선을 제거의 대상으로 간주하면 남북 모두 흡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경계는 계속 경직될 수밖에 없다. 긴장과 갈등, 전쟁 위험도 그만큼 고조된다. 분단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인정하면 오히려 소통과 교류 협력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가 쉬워진다. 그렇게 되면 남북한의 휴전선은 경계 넘기의 장으로 바뀌면서 평화를 제도화 하고 나아가 경계를 재 획정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경계 지우기를 통한 통일의 길로도 접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와 사회 구성원들의 면대면 접촉과 대화를 확대하는 것은 경계 넘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상대를 인정하면서 정부 간 대화와 협상, 남북한 주민 간의 접촉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 개성 공단 사업 활성화, 이산가족 상봉, 남북예술단 합동공연, 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 등은 경계 넘기의 중요한 사례이다. 경계의 재 정의를 통해 오랫동안 남북한이 공존하면서 체제의 상용성(compatibility)을 높인 다음에야 우리 이제 같이 살아보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경직되고 폐쇄된 경계를 완화시키는 일이야 말로 가장 빠르고 평화롭게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길이다.


이러한 관점에 이 책은 분단은 비극’,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라는 이분법적 고정된 사고의 틀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분단-통일이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통일 담론은 단계적으로 분단을 넘어 평화와 공존의 질서와 가치를 탐색하기보다는, 오히려 분단 너머에 대한 상상력 자체를 차단시켜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서 제1권은 경계에 대한 이론과 함께 사례연구로서 다양한 자연이 남과 북을 오가는 DMZ, 그 경계의 구분이 애매한 한강 하구나 서해바다 등의 사례, ·중 접경지역, ·러 접경지역의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1(냉전, 분단, 경계)는 국내에서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경계연구의 최근 동향과 새로운 과제를 살펴보고, 한반도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경계연구에 대한 이론적 탐색을 시도하는 글을 포함하고 있다. 서구 학계에서 오랫동안 경계 연구를 해온 데이비드 뉴먼은 ‘21세기 경계연구의 새로운 과제에서 1980년대부터 서구학계에서 르네상스를 경험했던 경계 연구를 재검토하면서 21세기 경계연구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지리학자 박배균은 동아시아 접경지역 경제특구와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공간정치에서 우리에게 과연 통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통일이란 답을 미리 정해 놓지 말고 차라리 분단으로 인한 문제부터 정확히 파악하여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안보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통일을 접근하기보다 평화의 관점에서 통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탈분단의 유일한 길은 통일 밖에 없다는 사고를 극복하는데서 시작해야 한고 주장한다.

 

프랑스 지리학자이자 한국학자인 발레리 줄레조는 한국학의 자기분열: 공간의 경계에서 한국학의 분단적 사고로에서 고레(Coree) 문화권을 근본적으로 재규정하고 분단은 한국학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한반도의 경계는 냉전의 흔적이자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인식되지만, 그러한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경계는 계속 구축 중이지만, 또 어떤 의미에서는 실제 경계가 아니라는 것, -경계이자 또한 메타-경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2(반도에서 경계의 중층성)에서 역사학자 도진순은 남북한의 경계 허물기: , 바다, 그리고 죽은 자라는 글을 통해 지금까지 남북접경지대의 평화적 활용의 시도가 좌절된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냉전적 적대의 최전선에서 남북 사이의 소통과 화해의 교두보로 획기적으로 전환되어 주목받고 있는 ‘DMZ평화공원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그는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 나들섬 프로젝트, 서해 남북공동평화수역 설정 등 남북 사이의 경계 허물기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으나 실패한 이유를 세 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첫째, 서울과 평양 그리고 워싱턴 등 대립의 중심이 변하지 않는 한 변경이 변화되거나 변경의 변화가 중앙을 견인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 경계는 역시 경계인 것이다. 둘째 원인은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불문하고 정전협정에 대한 몰이해가 경계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데 장애물이었다는 것이다. 셋째는 군사 안보 문제가 여전히 한반도 정세를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정전체제의 법적, 정서적 청산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DMZ 안에 남의 한국군, 북의 인민군, 중국의 지원군, 유엔군 등을 공동으로 애도할 수 있는 기억장치를 두는 것이 정전체제의 정서적 경계를 허물고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용환은 폭 4km의 비무장지대(DMZ)가 가지는 단절과 그 경계를 넘는 자연, 과학, 기술 등에 주목했다. 그는 DMZ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공간이자, 분쟁과 단절의 상징으로 남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계를 뛰어넘는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남북한 경계를 가로지르는 공유하천에서 홍수대처와 갈수기 수량배분 문제는 남북한 협력이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며 북한의 보건의료체계 붕괴에 다른 접경지역의 말라리아 확산문제, 산림병충해 등은 남북협력이 불가피한 영역이다. 그는 북한 사회에 통신기기 등 전자제품이 보급되면서 외부정보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 사회 내부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류학자 박현귀는 금지된 국경지대의 생태공간에 주목했다. 그녀는 북한의 남쪽 DMZ 지대와 북한의 북쪽인 북·러 국경지대에 멸종위기의 종들이 잘 보전된 것과 관련, 안보와 생태의 연관성이 만들어진 배경은 지구환경의 위기와 함께 나타난 환경문제에 대한 도덕적 우위성이며 그러한 도덕적 우위성은 야생의 자연이라는 인간과 자연을 적대적이며 공존하지 못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서구적 자연관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러한 자연에 대한 관념은 최근 국경에 담을 쌓고 안보를 강화하는 전 세계적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부정하는 반 평화적 안보주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곧 출간 예정인 연구 총서 제2탈분단의 가능성과 평화프로세스에서는 탈 분단의 구체적 사례를 이미 완성된 아일랜드 평화프로세스 사례와 현재 진행 중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전통적 안보담론과 통일담론의 문제점을 드러내 그 대안을 모색하는 연구결과를 연구 총서로 계속 간행할 계획이다. 2018년에는 국민국가의 열망과 분리의 현실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대북지원을 놓고 보수와 진보가 치열하게 대립했던 퍼주기 논란증여’(gift)라는 개념 틀로 재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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