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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추천 이달의 책 (2017년 10월)
관리자 김슬기 작성일 2017.10.13 조회수 15 T 트위터 F 페이스북 인쇄

북 코너  ㅣ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 / 김정운

                             21세기 북스 · 2014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

에디톨로지’ (editology)는 창조의 기쁨 찾는 구체적인 방법론

() 텍스트로 사고의 전환, IT수단으로 자료 데이터베이스화

아이폰과 아이패드만으로 동영상 편집해 창조적 결과물 만들어



저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베를린자유대학교 심리학과 전임강사, 일과여가문화연구원 원장, 휴먼경영연구원 원장, 한국심리학회 공공정책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회 전문위원, 미래전략위원회 U-사회문화특별위원장, 명지대학교 여가문화연구센터 소장 및 명지대학교 기록과학대학원 여가정보학과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2012이제부터 하고 싶은 일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본으로 건너가 오랜 꿈이었던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며 저작 활동에 몰두했고 일본 교토 사가예술대학 단기대학부에서 일본화를 전공하여 2015년 수료했다. 현재 문화심리학자이자 여러가지문제 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디톨로지’,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보다의 심리학’, ‘남자의 무, ‘노는 만큼 성공한다등이 총 23권의 저서가 있다.


서평



김미숙 (신한대 간호학과 교수, 보건학 박사, 신한대 도서관운영위원)


에디톨로지(editology)는 사전에 없는 단어이다. 저가가 먼 훗날 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도록 영어로 만든 단어로써 어원은 edito(편집)+logy(학문)’, 편집학이라는 뜻이다. ‘창조는 곧 편집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라고 주장하며 창조의 방법론을 풀어쓰며 세상의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되며 이 모든 과정을 한마디로 편집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단순히 섞거나 그럴듯한 짜깁기가 아니며, 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편집행위에 관한 설명이다. 즐거운 창조의 구체적 방법론이 바로 에디톨로지인 것이다.


저자는 지식이란 편집하고 짜 맞춰 재구성할 때 비로소 빛과 가치를 발한다는 말과 함께 지금 우리의 학문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우리의 세상이 에디톨로지에 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디톨로지를 3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1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서는 마우스라는 도구의 발명이 인간의식에 가져온 변화를 중심으로, 지식과 문화가 어떻게 편집되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2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원근법의 발견이 가져온 공간편집과 인간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3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는 심리학의 본질에 관한 부분으로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인간, 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되었는가 등을 살핀다


1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첫 장에서는 에디톨로지의 기본개념과 함께 창조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를 다룬다. 창조의 본질은 더 이상 대학에서 얻는 방대한 데이터나 지식 습득이 아니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자료를 편집하는 능력에서 온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편집하는 능력에서 중요한 것은 텍스트나 기존의 낡은 사고방식에 얽매여서는 안 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서 더 이상 종이 위에 적힌 텍스트 중심의 논문과 지식의 편집 기술은 충분치 않기 때문에 텍스트를 벗어나는, 탈 텍스트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탈 텍스트를 가능하게 한 놀라운 발명품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꼽는다. 텍스트의 공간적 범위를 벗어나게 만들고 생각과 생각이 건너뛰고 날아다니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마우스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이러한 날아다니는 생각을 천재들의 특징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현대는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창조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 인터넷과 마우스를 통해서 얼마든지 각자가 편집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대중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역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독일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노트 방식을 비교하는데 이 부분이 매우 인상 깊다. 독일 학생들은 편집 가능성이 큰 작은 카드를 사용해 수업 내용을 정리하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무조건 달달 외울 수밖에 없는 구조의 노트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독일 학생들은 편집 능력을 키울 수 있지만 한국 학생들은 주입식 교육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또 다른 예로, 저자는 영화의 경우 배우들의 연기 능력이 상향 조정된 지금에는 배우보다 감독을 보고 영화 관람을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영화의 완성도는 배우나 스토리가 아니라 감독의 편집 능력, 즉 에디톨로지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2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

이 장에서는 관점과 장소에 따라 에디톨로지가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역사적 사실을 근거해 설명한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지난 세기 서구문명이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바로 관점편집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서구 국가들은 원근법을 동양국가들보다 훨씬 일찍 도입했고, 세상을 보는 눈은 하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원근법이 객관적인 과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 기술의 발달 역시 빠르게 했다는 것이다. 그 예는 미술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동양화에서는 시선이 여러 개이지만 서양미술 작품들은 대부분 시선이 한 개다. 결국 시선은 하나여야 한다는 서양식 원근법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었고 모든 현대식 교육은 이 원근법에 맞춰지게 된다.


이어 저자는 공간의 편집이 우리의 삶에 미쳐 온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간단한 예로 교실공간의 편집만으로도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부족한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상이 모두 앞을 바라보는 한국의 교실은 교사와 학생 간의 토론을 어렵게 만들지만 마주 보는 테이블에서는 좀 더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가족이나 연인 사이에서도 앉는 거리와 위치만 달라져도 상호작용의 내용과 질이 달라진다. 공간을 어떻게 편집하느냐가 개개인의 심리 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근본적인 이유는 공간에 대한 박탈감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끊임없는 전쟁과 갈등에 따른 공간에 대한 부족이 독일인들에게 큰 불안감을 가져다줬고 이것이 결국 전쟁으로까지 번졌다는 것이다.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나와 상대,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한 장소가 구성과 편집에 따라 전혀 색다른 가능성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사례를 통해, 그러한 내용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과거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창조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는 시대 흐름에 걸 맞는 새로운 시장의 영역을 개척했던 것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인 현재에는 주인의 취향에 맞춘 물건들을 늘어놓고 자유롭게 판매하는 편집숍을 통해서 좀 더 개인적이고 다양성을 갖춘 판매의 영역이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3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에디톨로지가 우리 개인과 또 심리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설명한다. 특히 개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원래부터 있어 왔던 자연스러운 개념이 아닌 편집된 개념이라는 이론은 매우 흥미롭다. 우리가 항상 나이를 물어보는 것 역시 개인이라는 개념이 나이로 편집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라는 존재와 나의 성격 또한 객관적인 것이 아닌 우리의 기억이 편집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또한 우리의 기억은 너무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 것인 만큼 어떻게 기억을 편집하느냐에 따라서 ''라는 존재의 의미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행복한 가족'이라는 개념,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개념은 모두 시대와 문화에 따라 편집된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천재라는 개념 역시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시대에 의해 편집되는 것이라는 이론은 매우 흥미롭다. 그 예로 모차르트는 음악가의 위상이 수공업자에서 예술가로 전환하는 시기에 활동하며 위대한 천재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더 이상 음악계에서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가 탄생하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시기가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과 심리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편집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기억이 100%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가장 변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기억 또한 인위적으로 충분히 편집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과 심리를 편집할 수 있고, 그러한 가능성에 어느 정도 기여한 인물이 프로이트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프로이트는 각 반응에 대한 원인을 특정한 학술적 영역으로 분리하여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지식은 더 이상 계층적으로 분류돼 있지 않고, 네트워크를 통해 수평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지식을 만들어내는 주체들의 자리도 과거의 위계적 구성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독일에서 공부는 데이터베이스 관리다라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혔다. 지도 교수를 비롯한 독일의 다른 교수들에게서 배운 것이 아니다. 독일 베를린의 숱한 도서관, 박물관, 아키브로 불리는 각종 자료실을 찾아다니며 발로 배웠다. 저자는 독일에서 철학을 비롯한 인문 사회과학이 발달한 것은 바로 이 자료 축적의 문화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는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우리는 모든 IT수단을 이용해 자신이 접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 할 수 있다. 태블릿엔 수 백 권의 책이 저장 돼 있고, 갤럭시 노트의 스크랩 기능을 통해 자료를 긁어모으고, 에버노트를 통해 모든 자료를 축적한다. 우리는 언제 어떤 장소에서도 자료를 찾고, 모으고, 그걸 바탕으로 글을 쓸 준비를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주장하는 공부 방법이자 편집능력이므로 학업성취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은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를 잘 파악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야흐로 이 시대는 편집이 지식이요 권력이란 명제가 성립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에디톨로지를 활용할 것인가이다. 우리 주위에 흔한 스마트 기기와 블로그와 같은 공개된 뉴 미디어, 에버노트와 같은 공짜 앱을 활용하면 된다.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작문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작문소재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와 관계가 깊다. 글은 결국 얼마나 많은 자료를 확보했는가로 귀결된다.


앞으로 우리가 체험하게 될 여러 제품과 혁신은 전혀 없던 새로운 것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얼마나 기발하게 편집하였는가가 될 것이다. 편집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당장 손에 쥐고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만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 웹에 올릴 수 있다. 편집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편집을 통해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다큐가 만들어지고, 편집을 통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만들어진다. 창조는 편집인 것이다.


이 책이 흥미와 쓸모를 함께 갖춘 것은 오랜 시간 축적한 자료의 다양성과 그 자료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저자의 편집능력 덕분이다. 이 책을 통해 에디톨로지는 즐거운 창조의 구체적 방법론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그 동안 너무나 익숙하여 오히려 그 존재의 의미를 잊고 지냈던 편집’, , ‘에디톨로지가 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행위라는 것을 다시금 인식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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